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Life goes on

[또바기 읽다] 연애에도 '이론'이 필요하다면

연애에도 '이론'이 필요했다. "연애를 책으로 배운다"는 농담이 있다. 두근두근한 고백의 순간, 용기를 내지 못하는 숙맥을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. 하지만 이제 우리는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최소한의 지식은 필요하지 않느냐 반문하고 싶다. 대학에 들어와서 만났던 '소개팅 코치'라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남성의 적극성을 강조할 뿐, 상대방의 의사를 생각하거나 마음을 물어보는 데에는 소극적이었다. 그 결과는  폭력적이었고, 데이트 폭력이나 깊은 상처로 돌아왔다. 이런 실패를 겪기 전, '이론서'를 찾으려는 지혜로운 사람에게 나는 앞으로 <연애도 계약이다>를 가장 먼저 추천해주려 한다. 

 

이론서라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잘 설명하고 있어야 한다. <연애도 계약이다>는, 연애를 책이나 예능 프로그램으로 배운 사람들이라도 익히 알 수 있는 사례를 갖고 설명한다. '계약연애'에 대한 책이라기보다, '연애개론서'라 하겠다.(-연애 조건을 계약처럼 구체적으로 정하고 서면을 적는 '계약연애'에 대해서 저자는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한다.) 저자가 직접 (법률 상담으로 빠지곤 하는) '연애 상담'을 진행한 실화들에 근거해 쓴 에세이라서 설득력이 높다. "내 꺼 아닌 내 꺼 같은 너, 니 꺼 아닌 니 꺼 같은 나"(소유, 정기고 곡 <썸>)라는 익숙한 가사에서는 서로를 소유하려고 하는 남녀 관계의 위험성을 읽어낸다. 변호사 특유의 '법드립'을 음미해 볼 수 있는 것도 묘미다. '사귀자'는 말이 연애 관계가 시작되는 '형성의 소'인지, 아니면 연애 관계를 '확인'하는 소송인지를 갖고 농담을 할 수 있다니.

 

우리는 솔로이거나 커플이다. 한창 커플인 사람들은 자신의 연애 관계가 공정하고 합리적인 계약인지 책을 통해 확인해 볼 수 있을 것이다. 솔로인 사람들은 용기를 얻어갈 수 있다. 왜, 연애 경험이 미천한 사람들은 나이를 먹을수록 "나는 연애를 더 하지 못할 것"이라는 생각에 빠져들기 쉽다. 저자는 연애 못하는 상황을 너무 절박하게 생각하지 말라 당부한다. '이상형은 그저 이상형일 뿐'이라는 대목에서는, 상대방에 자신을 무리해서 맞추지 않아도 된다고 토닥인다. 그 점에서 이 책은 좋은 이론서이지만, 이론서 그 이상이다. 분명 이론 위주의 '하우 투 연애' 식 서술은 넘어섰다. '내 친구의 연애 썰'과 같은 낮은 수준에 머무르지도 않는다. 급하지 않아도 돼요, 사랑하세요, 다만 "우리는 더 당당하고 자유로워야 해요." 박수빈 변호사의 이번 에세이가 많은 지점에서 울림이 있는 이유다.

 


*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돼 작성한 서평임을 밝힙니다. YES24 알라딘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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